김장하는 날 : 속을 넣어요~

from taste 2008. 11. 16. 23:46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뭐 저야 익숙한 장면이지만 그걸 실제로 경험한 주훈오빠네 부부는 살면서 이렇게 많은 김치를 보긴 처음이라며; 아무래도 사업준비를 해야겠단 농담과 함께 ㅋㅋ

오전에 고기를 삶고 있어서 채썰고 뭐 버무리기 전의 과정을 찍지 못했네요. 게다가 고기 삶는 것도 삶아져서 나온 것도 ㅡㅡ; 뭐 카메라 밧데리가 거의 없어서이기도 하지만서도 암튼..
배추를 씻어서 정리해둔 거에요. 느껴지시나요? ㅎㅎ 이 배추무더기를 보고 오늘 일정이 예사롭지 않음을 한몸으로 느꼈다고 하네요. 푸핫; 나비가 한 말이 생각난..그 정도 할거면 공장하라고 하던 ㅋ
매년 김장때마다 와서 고생하는 작은아버지네 둘째 사위; 매번 시간이 맞아버려서 일복터진 사람은 늘 일이 많죠..이 사람도 늘 그런 듯..고향집이 백령도라 까나리액젓 공수도 이 박서방님이 하시는..이 다라는 아이들 수영장으로도 가끔 사용하는 그 고무다라이 큰 게 맞습니다. 토나오도록 비비고 또 비비고 비벼도 끝나지 않는 속만들기예요.
속의 양은 장난이 아닌데, 저 다라이한통, 파란 통에도 한 통 큰 양푼에도 한 통인데도 나중엔 속이 모자랐다나 뭐라나; 암튼 엄마 친구 분이랑 나, 지숙이언니, 여동생, 고모, 작은엄마까지 한번에 달려들어 속을 넣었습니다. 전쟁 수준이죠.
총감독 지휘자 울엄마; 아빠가 군인이셨을 때 혼자서도 여러 사람 음식 해주시던 통크신 분인지라 장난아닌 양인데도 척척 하신다는..저 파란통은 사실 다 각각 집별로 다 담고 난 후에 최종으로 넣는 김치였다는..저 뒤에 봉지에 싸여진 아이들은 각자들 집으로 가져갈 김치들..김치냉장고 김치통을 다 들고 오셨어도 비닐에도 또 한 포대씩 담아주셨어요.

이 엄청난 김치전쟁을 치룬..사람들은 늘 김치하면서, 아..내년엔 언니가 힘들어서(울엄마) 각자 집에서들 해야겠어요..라고 말은 하면서 헤어질 때는..내년에 또 만나요..하고 헤어진다는;; 아빠는 맨날 힘들어서 내년엔 안한다고 하면서 왜 밭엔 배추를 300포기나 심으시나요 ㅡㅡ;;;; 그나마 가물어서 썩은 배추도 있고 나중에 나물로 해드실 것을 남겨놓아서 이정도지; 아 상상만해도 장난아닌데;

근데, 오늘 김치 좀 얻으러 왔다가 상상이상의 김치를 보고 놀라던 주훈오빠네 부부는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내년 일정을 짜고 있더라나 뭐라나..ㅋㅋ 아 그리고 저 오늘 한방보쌈 했는데 정말 사진을 찍지 못한 이유는 매년 제 보쌈고기를 기다리시는 작은아버지의 성화에 삶자마자 잘라져 나가고..반응이 폭발적이라 거의 흔적이 없;;;아 근데 한약재를 사용해 한방보쌈을 하니 돼지냄새가 안나서 삶는동안 약재 향이 솔솔..그래서 입덧증상이 없었;;;

오늘 보쌈이 정말 맛있었는지 엄마 친구분이 레시피 받아가시고 담달에 작은아버지네 딸이 결혼하는데 거기가서 고기 삶아드리기로 했습니다. 그 때 고기 사진을 찍던가 해야할 듯..ㅋㅋ 그 외에 이블리나씨가 그토록 갈망하던 마늘장아찌랑, 파김치 공수했으니 받아가셈 ㅋㅋ 소화 안될 때마다 엄마가 준 매실원액 희석해서 타마시고 했는데 이번엔 복숭아도 만들어주셔서..암튼 가져왔는데 맛이 어떨지 잘 모르겠다는..
사실 우리집은 여름이 진짜 좋아요. 꽃도 피고..마당에서 고기도 굽고 저녁이면 별도 보고..ㅋ
엄마가 놀러오라고 했으니 내년 여름에 초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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