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I Love You>를 보다.

from living 2009. 3. 11. 02:21
상상아트홀에서 새로 막을 올린 뮤지컬 I love You를 봤습니다.

뮤지컬아이러브유는 2004년쯤 첫 공연을 시작으로 여태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는 공연인데, 어딜가든 남녀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소재라 그런지..그런 남녀가 주를 이루는 이 작품이 왜 장기적으로 사랑받는지 이유를 알 것만 같다. 3년만에 뮤지컬에 컴백하는 남경주의 뮤지컬이자 3년만에 다시 수정보완하고 나타난 업그레이드 뮤지컬 아이러브유..
상상아트홀의 크기는 생각보다 작은 편인데 굉장히 관객과 배우가 호흡하기 딱 좋은 크기, 그러니까 굳이 로얄석을 앉지 않아도 배우들의 얼굴을 가까이서 생생하게 볼 수 있고, 이 뮤지컬에 등장하는 배우는 네명이다. 남자1과 2 여자 1과 2 이렇게 네명이 나와서 각자 각양각색의 남녀로 분해서 만들어지는 옴니버스형식 뮤지컬인데, 그래서 맘에드는 파트도 있고 아닌 파트도 있고 그렇다.
사실 여배우들은 얼굴을 잘 모르는 분들이라서 잘 모르겠고, 남자 배우는 남경주, 선우씨였다. 갠적으로 선우라는 배우를 좋아해서. 복면달호에서 나태송에게 충성을 바치고, 달호를 괴롭히던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고 해야하나, 암튼 고세원의 아이러브유도 보고 싶었지만 캐스팅은 내 맘이 아니니 ㅋㅋ
6일 첫공연을 감상한다는 특별함으로 지켜본 뮤지컬..
남경주야, 뭐 워낙 유명하고 오래된 배우이니 연기 잘하는 거는 정말 소름끼칠 정도였고, 선우씨도 몰입할 수 있을만큼 잘해주셔서 좋았다. 다만 상상아트홀도 그닥 사운드가 좋은 편은 아닌지라 좀 더 뭐랄까 쿵쾅쿵쾅거리는 음을 귀에서 직접 느껴보고 싶었자만 그러기엔 좀 역부족이었다.
아무래도 뭐랄까, 공연자체의 원작이 우리나라가 아니다보니 약간은 스토리가 붕떠있는 느낌이 살짝 있었고, 굳이 외국이름을 부르며 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으려나? 공감갈만한 스토리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는데;; 연애해본지가 하두 오래되서 내가 그 감정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가;;;
스토리중 하나, 둘이 같이 다니고 만나고, 밥먹고, 운동도 같이하는 데 도통 남자는 진도를 나가지 않는 이야기였는데, 여자가 먼저 말한다. 자기에겐 성적매력이 없는 거냐고, 그러면서 자기는 두근거리면 바보벌레가 자기 머리를 지배해서 자기도 모르는 소리를 한다고..그렇게 자신을 설명해주는 여자가 좋았다. 그 남자는 흔쾌히 그 여자의 귀여움에 푹 빠져서..황당한 소리에도 반응을 해준다. 그러다가 둘은 수줍게 입맞춤을 한다.
근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난 이렇게 흐뭇한 장면을 보면 눈물이 핑도는 요상한 병을 앓고 있다.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는 말이 딱; 근데 이거 내 얘기도 아닌거잖아? 그냥 막 연애를 시작한, 두근거리는 그 커플이 부러워서 였을거고, 그것이 해피엔딩이라 더욱 그러했던 거 같다. 나도 그 설레는..그 연애를 한번쯤;;;

공연매너
다른데선 공연시간이 되면 바로 불을 끄고 공연을 시작하고, 또 공연중에는 절대 사람을 들이지 않는걸 기본으로 한다. 난 공연시간에 늦어서 내 자리가 아닌 2층 구석진 자리에서 1차공연을 본 경험도 있다. 그리고 그건 내가 생각하기에 늦은 사람으로서 공연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근데 상상마당은 공연시간도 지키지 않았고, 내가 일단 굉장히 화가나고 짜증났던 이유는 공연 중간에 무더기의 사람들이 우르르 앞자리에 들어와 착석하는 거랑, 또 얼마 지난 후 지나친 하이힐 소리를 내면서 당당히 앞자리가서 앉던 어이없던 두 여자..적어도 늦게 들어오는거면 뒤에 앉던가, 신발에 주의를 하던가 개매너에 짜증이 한 껏;;

너무 긍금했다. 이런 공연매너를 가진 그 싸가지들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건지. 1막이 끝나고 불이 켜지고 그 둘이 일어서는데 정말 놀랬다. 김성은이랑 이연두라는 배우였다. 자기들도 배우면서 어떻게 남의 공연을 그런식의 매너로 온건지 정말 이해가 안갔다. 진짜 김성은 이연두씨 공연도 다 보지도 않고 1부 끝나고 나가서 로비에서 전화통화 하고 있는 모습보니 정말 어이가 없던데요. 완전 실망..남의 공연을 왔으면 끝까지 보고 격려해주는 게 예의아닐까요? 그렇게 간보듯 찔끔보고 한참 다른 거 하다가 마지막에 인사나 하러 온 듯이 앉아있는 꼬라지 보니 웃기더이다.
그리고 상상아트홀 관계자분들;; 아휴 출입구에 대한 확실한 안내 부탁드려요. 다들 우르르 지하층으로 내려갔다가 헛걸음하고 다시 올라와서 1층으로 나가는데 겨우 회전문을 하나 열어주시면서 그걸 또 자동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마치 지게끄는 소마냥 사람들이 간신히 돌려서 나오는데; 공연좋게 보고 이게 무슨 짓인지..문 그 뻑뻑한 거 돌리면서 나오다가 팔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공연을 감상하게 해주신 다음 티스토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