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어느 아침에 100%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On seeing the 100% perfect girl one beautiful April morning
from living 2010. 9. 8. 13:47-무라카미 하루키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나는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엇갈린다.
솔직히 말해 그다지 예쁜 여자아이는 아니다. 눈에 띄는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멋진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아니다. 머리카락 뒤쪽에는 나쁜 잠버릇이 끈질기게 달라 붙어 있고, 나이도 적지 않다. 벌써 서른에 가까울 테니까, 엄밀히 말하면 여자아이라고 할 수도 없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50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 그녀를 알아볼 정도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모습을 목격하는 순간부터 내 가슴은 땅울림처럼 떨리고, 입안은 사막처럼 바싹 말라 버린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좋아하는 여자아이 타입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령, 발목이 가느다란 여자아이가 좋다든지, 역시 눈이 큰 여자아이라든지, 손가락이 절대적으로 예쁜 여자아이라든지, 잘은 모르겠지만 천천히 식사하는 여자아이에게 끌린다든지와 같은 식의.
나에게도 물론 그런 기호가 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아이의 코 모양에 반해 넋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유형화하는 일은 아무도 할 수가 없다. 그녀의 코가 어떻게 생겼었나 하는 따위는 전혀 떠올릴 수가 없다. 아니, 코가 있었는지 어땠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할 수 없다. 내가 지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그다지 미인이 아니었다는 사실뿐이다. 왠지 조금 이상하기도 하다.
"어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길에서 엇갈렸단 말이야." 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말한다.
"흠, 미인이었어?" 라고 그가 묻는다.
"아니야, 그렇진 않아."
"그럼, 좋아하는 타입이었겠군."
"글쎄, 생각나지 않아.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슴이 큰지 작은지, 전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겠다구."
"이상한 일이군."
"이상한 일이야."
"그래서 무슨 짓을 했나? 말을 건다든지,뒤를 밟는다든지 말야."
"하긴 뭘해, 그저 엇갈렸을 뿐이야."
그녀는 동에서 서로, 나는 서에서 동으로 걷고 있었다.
제법 기분이 좋은 4월의 아침이다. 비록 30분이라도 좋으니 그녀와 이야기를하고 싶다. 그녀의 신상 이야기를 듣고도 싶고, 나의 신상 이야기를 털어놓고도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981년 4월 어느 해맑은 아침에, 우리가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엇갈리기에 이른 운명의 경위같은 것을 밝혀 보고 싶다. 거기에는 틀림없이 평화로운 시대의 낡은 기계처럼, 따스한 비밀이 가득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난 후 어딘가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우디 앨런의 영화라도 보며, 호텔방에 들러 칵테일이나 뭔가를 마신다. 잘만 하면, 그 뒤에 그녀와 자게 될 지도 모른다. 가능성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나와 그녀의 사이는 벌써 15미터 가량으로 좁혀졌다. 자, 도대체 어떤 식으로 그녀에게 말을 걸면 좋을까?
"안녕하세요. 단 30분만, 저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겠습니까?"
이건 너무나 바보스럽다. 마치 보험 권유 같지 않은가.
"미안합니다. 이 근처에 혹시 24시간 영업 세탁소가 없는지요?"
이 역시 같은 정도로 바보스럽다. 무엇보다도 내 손에 세탁물 주머니조차 없지 않은가. 누가 그런 대사를 신용하겠는가? 어쩌면 솔직하게 말을 꺼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당신은 나에게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입니다."
아니, 틀렸어. 그녀는 아마도 이런 대사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설령 믿어준다 해도, 그녀는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있어 내가 100퍼센트의 여자라 하더라도, 나에게 있어 당신은 100퍼센트의 남자는 아닌걸요, 죄송하지만."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만약 사태가 그렇게 되면 나는 틀림없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 나는 그 쇼크에서 두번다시 회복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 나이 벌써 서른두 살, 결국 나이를 먹는다는건 그런 것이 아닐까. 꽃가게 앞에서, 나는 그녀와 엇갈리게 된다. 따스하고 조그마마한 공기 덩어리가 피부에 와 닿는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 위에는 물이 뿌려져 있고, 언저리에서는 장미꽃 향기가 풍기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 수도 없다.
흰 스웨터를 입은 그녀는 아직 우표를 붙이지 않은 흰 사각봉투를 오른손에 들고 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것이다. 그녀의 눈이 졸린듯한 것으로 보아, 어쩌면 하룻밤 동안 그것을 썼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각봉투에는 그녀에 관한 비밀이 전부 들어 있는지도모른다. 몇 걸음인가 걷고 나서 뒤돌아 보았을 때, 그녀의 모습은 이미 혼잡한 사람들사이로 사라지고 없었다.
물론 지금은, 그 때 그녀를 향해 어떻게 말을 걸었어야 했는가를 확실히 알고있다. 그러나 어떻든 간에 너무나도 긴 대사이므로 틀림없이 제대로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실용적이지 못하다. 아무튼 그 대사는 '엣날 옛적에'로 시작되어,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로 끝난다.
옛날 옛적에, 어느 곳에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소년은 열여덟 살이었고, 소녀는 열여섯 살이었다. 그다지 잘생긴 소년도 아니었고, 그다지 예쁜 소녀도아니었다. 어디에나 있는 외롭고 평범한 소년과 소녀였다. 하지만 그들은 틀림없이 이 세상 어디엔가 100퍼센트 자신과 똑같은 소녀와 소년이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그들은 '기적'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기적은 확실히 일어났다.
어느 날 두 사람은 거리 모퉁이에서 딱 마주치게 된다.
"놀라워, 난 줄곧 너를 찾아다녔단 말야. 네가 믿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두 사람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서로의 손을 잡고 언제까지나 실컷 얘기를 나눈다. 두 사람은 이미 고독하지 않다. 그들은 각기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자신은 그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되고 있다.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된다는 것은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것은 이미 우주적인 기적인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속을 얼마 안되는, 극히 얼마 안되는 의구심이 파고든다. 이처럼 간단하게 꿈이 실현되어 버려도 괜찮은 것일까 하는...... 대화가 문득 끊어졌을 때, 소년이 말한다.
"이봐, 다시 한 번만 시도해 보자. 가령 우리 두 사람이 진정한 100퍼센트의 연인이라고 하면, 반드시 언제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리고 이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도 역시 서로가 서로의 100퍼센트라면, 그때 바로 결혼하자구. 알겠니?"
"응, 알았어."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서쪽과 동쪽으로.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시도해 볼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그런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는 말이다.왜냐하면 그들은 진정 100퍼센트 완벽한 연인이었으니까. 그것은 기적적인 사건이었으니까.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 어려서, 그런 것은 이해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정석처럼 비정한 운명의 파도가 두 사람을 마구 농락하기에 이른다. 어느 해 겨울, 두 사람은 그해에 유행한 악성 인플루엔자에 걸려, 몇 주일이나 사경을 헤멘 끝에, 옛날 기억들을 몽땅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그들이 깨어났을 때 그들의 머리속은 마치 D.H. 로렌스의 소년시절 저금통처럼 완전히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참을성 있는 소년과 소녀였기 때문에, 노력하고 또 노력하여 다시금 새로운 지식과 감정을 터득하여, 훌륭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다.
아아 하느님, 그들은 진정 확고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정확하게 지하철을 갈아타거나 우체국에서 속달을 부치거나 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ㅡ완벽하지는 못해도 75퍼센트의 연애랑, 85퍼센트의 연애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소년은 서른 두살이 되었고, 소녀는 서른살이 되었다.시간은 놀라운 속도로 지나갔다. 그리고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소년은 모닝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하라주쿠의 뒤안길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고, 소녀는 속달용 우표를 사기 위해 똑같은길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길 한복판에서 엇갈린다. 잃어버린 기억의 희미한 빛이 두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 비춘다. 그들의 가슴은 떨린다. 그리고 그들은 안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다. 그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그러나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의 빛은 너무 연약하고, 그들의 언어는 이제 14년 전만큼 맑지 않다. 두 사람은 그냥 말없이 엇갈려, 혼잡한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고 만다. 영원히.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렇다. 나는 그녀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꺼내 보았어야 했던 것이다.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나는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엇갈린다.
솔직히 말해 그다지 예쁜 여자아이는 아니다. 눈에 띄는 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멋진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아니다. 머리카락 뒤쪽에는 나쁜 잠버릇이 끈질기게 달라 붙어 있고, 나이도 적지 않다. 벌써 서른에 가까울 테니까, 엄밀히 말하면 여자아이라고 할 수도 없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50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 그녀를 알아볼 정도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모습을 목격하는 순간부터 내 가슴은 땅울림처럼 떨리고, 입안은 사막처럼 바싹 말라 버린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좋아하는 여자아이 타입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령, 발목이 가느다란 여자아이가 좋다든지, 역시 눈이 큰 여자아이라든지, 손가락이 절대적으로 예쁜 여자아이라든지, 잘은 모르겠지만 천천히 식사하는 여자아이에게 끌린다든지와 같은 식의.
나에게도 물론 그런 기호가 있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다가,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아이의 코 모양에 반해 넋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유형화하는 일은 아무도 할 수가 없다. 그녀의 코가 어떻게 생겼었나 하는 따위는 전혀 떠올릴 수가 없다. 아니, 코가 있었는지 어땠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할 수 없다. 내가 지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그다지 미인이 아니었다는 사실뿐이다. 왠지 조금 이상하기도 하다.
"어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와 길에서 엇갈렸단 말이야." 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말한다.
"흠, 미인이었어?" 라고 그가 묻는다.
"아니야, 그렇진 않아."
"그럼, 좋아하는 타입이었겠군."
"글쎄, 생각나지 않아.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슴이 큰지 작은지, 전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겠다구."
"이상한 일이군."
"이상한 일이야."
"그래서 무슨 짓을 했나? 말을 건다든지,뒤를 밟는다든지 말야."
"하긴 뭘해, 그저 엇갈렸을 뿐이야."
그녀는 동에서 서로, 나는 서에서 동으로 걷고 있었다.
제법 기분이 좋은 4월의 아침이다. 비록 30분이라도 좋으니 그녀와 이야기를하고 싶다. 그녀의 신상 이야기를 듣고도 싶고, 나의 신상 이야기를 털어놓고도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981년 4월 어느 해맑은 아침에, 우리가 하라주쿠의 뒤안길에서 엇갈리기에 이른 운명의 경위같은 것을 밝혀 보고 싶다. 거기에는 틀림없이 평화로운 시대의 낡은 기계처럼, 따스한 비밀이 가득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난 후 어딘가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우디 앨런의 영화라도 보며, 호텔방에 들러 칵테일이나 뭔가를 마신다. 잘만 하면, 그 뒤에 그녀와 자게 될 지도 모른다. 가능성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나와 그녀의 사이는 벌써 15미터 가량으로 좁혀졌다. 자, 도대체 어떤 식으로 그녀에게 말을 걸면 좋을까?
"안녕하세요. 단 30분만, 저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겠습니까?"
이건 너무나 바보스럽다. 마치 보험 권유 같지 않은가.
"미안합니다. 이 근처에 혹시 24시간 영업 세탁소가 없는지요?"
이 역시 같은 정도로 바보스럽다. 무엇보다도 내 손에 세탁물 주머니조차 없지 않은가. 누가 그런 대사를 신용하겠는가? 어쩌면 솔직하게 말을 꺼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당신은 나에게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입니다."
아니, 틀렸어. 그녀는 아마도 이런 대사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설령 믿어준다 해도, 그녀는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있어 내가 100퍼센트의 여자라 하더라도, 나에게 있어 당신은 100퍼센트의 남자는 아닌걸요, 죄송하지만."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만약 사태가 그렇게 되면 나는 틀림없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 나는 그 쇼크에서 두번다시 회복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 나이 벌써 서른두 살, 결국 나이를 먹는다는건 그런 것이 아닐까. 꽃가게 앞에서, 나는 그녀와 엇갈리게 된다. 따스하고 조그마마한 공기 덩어리가 피부에 와 닿는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 위에는 물이 뿌려져 있고, 언저리에서는 장미꽃 향기가 풍기고 있다.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 수도 없다.
흰 스웨터를 입은 그녀는 아직 우표를 붙이지 않은 흰 사각봉투를 오른손에 들고 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것이다. 그녀의 눈이 졸린듯한 것으로 보아, 어쩌면 하룻밤 동안 그것을 썼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각봉투에는 그녀에 관한 비밀이 전부 들어 있는지도모른다. 몇 걸음인가 걷고 나서 뒤돌아 보았을 때, 그녀의 모습은 이미 혼잡한 사람들사이로 사라지고 없었다.
물론 지금은, 그 때 그녀를 향해 어떻게 말을 걸었어야 했는가를 확실히 알고있다. 그러나 어떻든 간에 너무나도 긴 대사이므로 틀림없이 제대로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실용적이지 못하다. 아무튼 그 대사는 '엣날 옛적에'로 시작되어,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로 끝난다.
옛날 옛적에, 어느 곳에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소년은 열여덟 살이었고, 소녀는 열여섯 살이었다. 그다지 잘생긴 소년도 아니었고, 그다지 예쁜 소녀도아니었다. 어디에나 있는 외롭고 평범한 소년과 소녀였다. 하지만 그들은 틀림없이 이 세상 어디엔가 100퍼센트 자신과 똑같은 소녀와 소년이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 그들은 '기적'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기적은 확실히 일어났다.
어느 날 두 사람은 거리 모퉁이에서 딱 마주치게 된다.
"놀라워, 난 줄곧 너를 찾아다녔단 말야. 네가 믿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넌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야."
하고 소년이 소녀에게 말한다.
"너야말로 내게 있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모든 것이 내가 상상했던 그대로야. 꼭 꿈만 같아."
"너야말로 내게 있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모든 것이 내가 상상했던 그대로야. 꼭 꿈만 같아."
두 사람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서로의 손을 잡고 언제까지나 실컷 얘기를 나눈다. 두 사람은 이미 고독하지 않다. 그들은 각기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자신은 그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되고 있다. 100퍼센트의 상대자를 원하며, 상대자의 100퍼센트가 된다는 것은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것은 이미 우주적인 기적인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속을 얼마 안되는, 극히 얼마 안되는 의구심이 파고든다. 이처럼 간단하게 꿈이 실현되어 버려도 괜찮은 것일까 하는...... 대화가 문득 끊어졌을 때, 소년이 말한다.
"이봐, 다시 한 번만 시도해 보자. 가령 우리 두 사람이 진정한 100퍼센트의 연인이라고 하면, 반드시 언제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그리고 이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도 역시 서로가 서로의 100퍼센트라면, 그때 바로 결혼하자구. 알겠니?"
"응, 알았어."
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 서쪽과 동쪽으로.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시도해 볼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그런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는 말이다.왜냐하면 그들은 진정 100퍼센트 완벽한 연인이었으니까. 그것은 기적적인 사건이었으니까.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 어려서, 그런 것은 이해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정석처럼 비정한 운명의 파도가 두 사람을 마구 농락하기에 이른다. 어느 해 겨울, 두 사람은 그해에 유행한 악성 인플루엔자에 걸려, 몇 주일이나 사경을 헤멘 끝에, 옛날 기억들을 몽땅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어찌된 일일까. 그들이 깨어났을 때 그들의 머리속은 마치 D.H. 로렌스의 소년시절 저금통처럼 완전히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참을성 있는 소년과 소녀였기 때문에, 노력하고 또 노력하여 다시금 새로운 지식과 감정을 터득하여, 훌륭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었다.
아아 하느님, 그들은 진정 확고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정확하게 지하철을 갈아타거나 우체국에서 속달을 부치거나 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ㅡ완벽하지는 못해도 75퍼센트의 연애랑, 85퍼센트의 연애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소년은 서른 두살이 되었고, 소녀는 서른살이 되었다.시간은 놀라운 속도로 지나갔다. 그리고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소년은 모닝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하라주쿠의 뒤안길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고, 소녀는 속달용 우표를 사기 위해 똑같은길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길 한복판에서 엇갈린다. 잃어버린 기억의 희미한 빛이 두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 비춘다. 그들의 가슴은 떨린다. 그리고 그들은 안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란 말이다. 그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 그러나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의 빛은 너무 연약하고, 그들의 언어는 이제 14년 전만큼 맑지 않다. 두 사람은 그냥 말없이 엇갈려, 혼잡한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고 만다. 영원히. 슬픈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렇다. 나는 그녀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꺼내 보았어야 했던 것이다.
Haruki Murakami: On seeing the 100% perfect girl one beautiful April morning
One beautiful April morning, on a narrow side street in Tokyo's fashionable Harujuku neighborhood, I walked past the 100% perfect girl.
Tell you the truth, she's not that good-looking. She doesn't stand out in any way. Her clothes are nothing special. The back of her hair is still bent out of shape from sleep. She isn't young, either - must be near thirty, not even close to a "girl," properly speaking. But still, I know from fifty yards away: She's the 100% perfect girl for me. The moment I see her, there's a rumbling in my chest, and my mouth is as dry as a desert.
Maybe you have your own particular favorite type of girl - one with slim ankles, say, or big eyes, or graceful fingers, or you're drawn for no good reason to girls who take their time with every meal. I have my own preferences, of course. Sometimes in a restaurant I'll catch myself staring at the girl at the next table to mine because I like the shape of her nose.
But no one can insist that his 100% perfect girl correspond to some preconceived type. Much as I like noses, I can't recall the shape of hers - or even if she had one. All I can remember for sure is that she was no great beauty. It's weird.
"Yesterday on the street I passed the 100% girl," I tell someone.
"Yeah?" he says. "Good-looking?"
"Not really."
"Your favorite type, then?"
"I don't know. I can't seem to remember anything about her - the shape of her eyes or the size of her breasts."
"Strange."
"Yeah. Strange."
"So anyhow," he says, already bored, "what did you do? Talk to her? Follow her?"
"Nah. Just passed her on the street."
She's walking east to west, and I west to east. It's a really nice April morning.
Wish I could talk to her. Half an hour would be plenty: just ask her about herself, tell her about myself, and - what I'd really like to do - explain to her the complexities of fate that have led to our passing each other on a side street in Harajuku on a beautiful April morning in 1981. This was something sure to be crammed full of warm secrets, like an antique clock build when peace filled the world.
After talking, we'd have lunch somewhere, maybe see a Woody Allen movie, stop by a hotel bar for cocktails. With any kind of luck, we might end up in bed.
Potentiality knocks on the door of my heart.
Now the distance between us has narrowed to fifteen yards.
How can I approach her? What should I say?
"Good morning, miss. Do you think you could spare half an hour for a little conversation?"
Ridiculous. I'd sound like an insurance salesman.
"Pardon me, but would you happen to know if there is an all-night cleaners in the neighborhood?"
No, this is just as ridiculous. I'm not carrying any laundry, for one thing. Who's going to buy a line like that?
Maybe the simple truth would do. "Good morning. You are the 100% perfect girl for me."
No, she wouldn't believe it. Or even if she did, she might not want to talk to me. Sorry, she could say, I might be the 100% perfect girl for you, but you're not the 100% boy for me. It could happen. And if I found myself in that situation, I'd probably go to pieces. I'd never recover from the shock. I'm thirty-two, and that's what growing older is all about.
We pass in front of a flower shop. A small, warm air mass touches my skin. The asphalt is damp, and I catch the scent of roses. I can't bring myself to speak to her. She wears a white sweater, and in her right hand she holds a crisp white envelope lacking only a stamp. So: She's written somebody a letter, maybe spent the whole night writing, to judge from the sleepy look in her eyes. The envelope could contain every secret she's ever had.
I take a few more strides and turn: She's lost in the crowd.
Now, of course, I know exactly what I should have said to her. It would have been a long speech, though, far too long for me to have delivered it properly. The ideas I come up with are never very practical.
Oh, well. It would have started "Once upon a time" and ended "A sad story, don't you think?"
Once upon a time, there lived a boy and a girl. The boy was eighteen and the girl sixteen. He was not unusually handsome, and she was not especially beautiful. They were just an ordinary lonely boy and an ordinary lonely girl, like all the others. But they believed with their whole hearts that somewhere in the world there lived the 100% perfect boy and the 100% perfect girl for them. Yes, they believed in a miracle. And that miracle actually happened.
One day the two came upon each other on the corner of a street.
"This is amazing," he said. "I've been looking for you all my life. You may not believe this, but you're the 100% perfect girl for me."
"And you," she said to him, "are the 100% perfect boy for me, exactly as I'd pictured you in every detail. It's like a dream."
They sat on a park bench, held hands, and told each other their stories hour after hour. They were not lonely anymore. They had found and been found by their 100% perfect other. What a wonderful thing it is to find and be found by your 100% perfect other. It's a miracle, a cosmic miracle.
As they sat and talked, however, a tiny, tiny sliver of doubt took root in their hearts: Was it really all right for one's dreams to come true so easily?
And so, when there came a momentary lull in their conversation, the boy said to the girl, "Let's test ourselves - just once. If we really are each other's 100% perfect lovers, then sometime, somewhere, we will meet again without fail. And when that happens, and we know that we are the 100% perfect ones, we'll marry then and there. What do you think?"
"Yes," she said, "that is exactly what we should do."
And so they parted, she to the east, and he to the west.
The test they had agreed upon, however, was utterly unnecessary. They should never have undertaken it, because they really and truly were each other's 100% perfect lovers, and it was a miracle that they had ever met. But it was impossible for them to know this, young as they were. The cold, indifferent waves of fate proceeded to toss them unmercifully.
One winter, both the boy and the girl came down with the season's terrible inluenza, and after drifting for weeks between life and death they lost all memory of their earlier years. When they awoke, their heads were as empty as the young D. H. Lawrence's piggy bank.
They were two bright, determined young people, however, and through their unremitting efforts they were able to acquire once again the knowledge and feeling that qualified them to return as full-fledged members of society. Heaven be praised, they became truly upstanding citizens who knew how to transfer from one subway line to another, who were fully capable of sending a special-delivery letter at the post office. Indeed, they even experienced love again, sometimes as much as 75% or even 85% love.
Time passed with shocking swiftness, and soon the boy was thirty-two, the girl thirty.
One beautiful April morning, in search of a cup of coffee to start the day, the boy was walking from west to east, while the girl, intending to send a special-delivery letter, was walking from east to west, but along the same narrow street in the Harajuku neighborhood of Tokyo. They passed each other in the very center of the street. The faintest gleam of their lost memories glimmered for the briefest moment in their hearts. Each felt a rumbling in their chest. And they knew:
She is the 100% perfect girl for me.
He is the 100% perfect boy for me.
But the glow of their memories was far too weak, and their thoughts no longer had the clarity of fouteen years earlier. Without a word, they passed each other, disappearing into the crowd. Forever.
A sad story, don't you think?
Yes, that's it, that is what I should have said to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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