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카야 홍수시대인 요즘, 사실 왠만큼 맛있다..라고 소문나면 대부분이 이자카야..모두들 일본요리가 주인 음식점들이다. 우리 동네에 있는 손지영핫토리키친도 그런 종류에 속한다. 네이버블로그에서 몇 번 괜찮다 맛있다 훌륭하다라고 보게되어 호기심을 가진 담(淡)라면..뭐 라면집은 아니고 이자카야인데, 여기에서 나오는 담(淡)라면이 유명해져서 아무래도 그리 알려졌나보다.

이자카야 담(淡)
2%부족을 떠나 너무나 실망해서 솔직히 포스팅 대상도 아니지 싶을 정도, 그런데 굳이 포스팅을 하는 건 각자 나름의 입맛대로 호불호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너무 기대하고 가면 나처럼 너무 실망하는 사람도 생길 거 같아서 온통 담라면에 대한 칭찬일색인 포스팅에 반하는 글을 써볼까 한다.

담에 대한 포스팅을 몇 개 보면
http://blog.naver.com/smddls33/140064469702
http://blog.naver.com/cmykhc/20060522484
이것 외에도 검색을 하면 여러개가 나옵니다.

내가 가서 먹을 때랑, 이 포스팅에 들은 사진과는 좀 차이가 느껴진다는 것, 그날 우리가 가서 먹은 것은 다츠다아게와, 담라멘, 쇼유라멘, 카키후라이..였는데, 그날은 오스스메에 카키는 없었지만 주문을 하니 해주겠다고 해서 엄청 기대했던 그 카키후라이는 내가 여태껏 먹어본 중 가장 형편없었다. 종로 가츠라에서 먹었던 그 맛도, 손지영핫토리에서 먹은 그 맛도 아닌..애매모호한 맛에, 비쥬얼도 형편없었다.

대부분이 포스팅에 언급하는 진쉐프는 아마도 그 가운데에 멀거니 서 있던 그분이었으리라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정다감식으로 언급하는 진쉐프..우리가 기억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알고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 담에는 내가 기존의 다른 이자카야에서 보아오던 그런 교감들이 전혀 없었다. 대체적으로 이자카야를 가면 처음보는 손님이라도 몇 마디 나누며 음식은 맘에 드는지 물어보시기도 하고, 등등의 얘기가 있는데 여기는 전혀~

쯔께모노들 사진에는 매우 푸짐하고 넉넉히 주는 듯 보이지만 전혀; 너무 얇게 썰어놔 참 떼어먹기 불편했다. 그리고 음식에서 사람들이 얘기하는 특별함은 전혀 찾아보기 힘들었고, 여기는 제일 저렴한 사케가 11만원부터 시작이다. 그 외에 아사히맥주라던가 만원정도..음식 가격도 착하지 않은데 사케 가격도 마찬가지고, 사케하나 시키면 그냥 10만원을 넘어버린다는 거..우리같이 저렴한 사람들에겐 오지말라는 건가 싶기도..
칭찬해줄 만한 건, 확실히 불맛이라는 건 있긴 있었다. 덜익어 뭉친 면빨을 들어올리기까진 그래도 불맛이 좋다라고까진 생각했다. 떡진 면발사이로 희끄무리한 끈적임; 하카다에서도 홍대 카이에서도 발견해본 적 없는 그 뭉침에 크게 실망하면서..더 음식을 시켜 맛볼 흥미가 사라졌다.


쿠노요(くのよ)
쿠노요

출처 blog.naver.com/syuny/10029970891

담에서의 실망스런 식사 후, 일행 중 한명이 자기가 자주 가는 단골집이 있다며 소개한 같은 가로수길에 있는 쿠노요(くのよ) 막상 도착하니 내가 무니네 갔을 때 몇 번 간판이 너무 예쁘고 외관이 아담하여 한번쯤 와야지 하고 맘먹었던 곳이었다. 소소한 소품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사장님의 넥타이콜렉션이라던가, 넘실대는 등이라던가 여러모로 정감이 가는 내부나 외부 인테리어가 딱 맘에 들었다.

내부며 외부 사진을 잘 찍어주신 분의 사진을 인용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아서 가져왔지만 허락이 안되면 삭제가 될 수 있다. 이 분이 촬영하신 게 1년 전인 것 같은데 지금도 이 분위기로 계속 쭉이다~ http://blog.naver.com/syuny/10029970891 여기에 자세히 디테일하게 찍은 사진이 있으니 한번 보시면 분위기에 대한 평가가 나올 듯 하다.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바깥에까지 자리를 앉기는 힘든 날이었다. 사진에 보면 가운데 좌석이 문에 들어가자마자 첫째 테이블..우리는 거기에 앉았다.

그날 우리가 가서 시킨건 쿠노요라멘, 베이컨숙주볶음, 보리새우튀김 이었는데, 좀 전에 무얼 먹고 왔다는 걸 잊어버린채로 먹기 시작했다. 쿠노요라멘은 많이 달라고 하면 많이 해주시는데 대부분 먹고 남기셔서 이제는 작은 그릇으로 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근데 라멘은 그닥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다. 그냥 좀 밍숭맹숭해서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이날 여기서 시킨 사케는 시로유키(白雪)랑 레몬사와..술을 잘 마시지 않는 나를 위해서 시킨 이 레몬사와; 중독성있다 조심해라; 한잔에 만원인데 세잔이나 먹었다.

베이컨숙주볶음은 그날 집에 돌아가면서도 또 생각하고, 그 담날도 생각하고 또 생각날 정도로 맛있었다. 불맛이 제대로, 숙주의 아삭함이 그대로 살아있는게, 지난번 홍시에서도 돼지고기 숙주볶음이 나왔는데 거기도 맛있다는데, 그날 나는 ㅜ.ㅜ 배탈이 나 맛보지 못했지만..암튼 홍시에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할 계획.

생물삼치구이 부드럽고 맛있었지만 좀 가격대비 비싸다는 생각, 맛이 특별히 더 좋았다 수준은 아니었다. 이 집의 별미인 보리새우 튀김은..정말 맥주를 부르는 안주다. 작은 보리새우를 기름에 살짝 튀겨 주는데 말 그대로 생새우깡..그 외에 차마 배가 불러 시키지 못한 다른 안주들은 차차 들러서 먹어볼 계획이다. 이 집도 가격이 정말 센 집으로 큰맘먹지 않으면 가기 힘들다.

그런데, 이 집에 계시는 사장님도 꽤 특이하고 재미나신 분인데, 손님사이를 돌며 말한마디씩 나누시고 교감하시던 모습이 보기 좋았고, 사장님과는 다른 스타일이신 사모님도 쾌활하고 명랑하셔서 재미난 이모와 대화하는 느낌이다. 음식맛도 맛이지만. 그 중 몇%는 이 사모님의 입담과 정감가는 모습에 단골이 되는 거 같다. 손님이 끊임없는 곳이라 약간 정신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 뭘 가져다 달라하면 잘 전달이 안될 수도 있으니 직접 가지러 가는게 더 편할 때도 있다.

같은 거리에 있지만 너무나 다른 이자카야의 모습이었다.
담은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주변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은 집이고, 상대적으로 쿠노요는 가격의 압박만 아니라면 널리 알려주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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